"부우우우웅"
한창 일하고 있는데 폰에 진동이 왔다.
애교 가득 섞인 아내로부터 온 카톡이었다.
10시 전에는 당연히 끝날 것으로 생각했다.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에 얼른 가야 한다는 일념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일을 처리했다.
역시 일을 다 끝내고 시계를 보니 10시를 가까스로 넘기고 있었다.
'우리 공주 아직 저녁도 못 먹고 많이 배고플텐데 어쩌지...'
먼저 몇 점 먹고 있으라고 했는데 오히려 나보고 서두르지 말고 일 다 끝내고 오란다... ㅠㅠ
'언제 보내주지? 일 다 끝냈는데...'
윗년차들은 한 명 두 명 집으로 가기 시작했는데 우리에게는 일 다 끝냈으면 가라는 신호가 없다. OTL
10시 반...
10시 45분...
10시 51분...
계속 시계만 바라보고 늦어서 미안하다는 카톡만 날렸다.
...
결국 약속한 시간보다 한 시간이 늦었다.
밤 11시...
근무는 다 끝나고 할 것은 없는데 마냥 의자에 앉아만 있었다.
아내는 하루종일 밥도 제대로 못 챙겨먹어서 배가 고플텐데 나만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것 생각하니 슬슬 짜증 게이지가 올라갔다.
11시 15분...
우리의 존재마저도 잊은 듯 했다. 각인시켜 줄 필요가 있겠다 싶어 혹시 일 더 남은 거 있냐고 물어봤다.
힘들게 얻은 퇴근 허락!
쏜살같이 차를 몰아 집으로 날.아.갔.다.
집에 도착하니 환하게 반겨주는 우리 이쁜 공주. ㅠㅠ
아기 보느라 힘들었을텐데 김장김치 제대로 즐기려면 이렇게 먹는 거라며 몇 시간이 걸려 보쌈을 준비해뒀다.
온갖 한약재와 허브로 향을 낸 오늘의 주인공, 보쌈!!!
로즈 데코 생김치!!!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이 술! 매취순!
고기와 야채의 조화! 직접 만든 드레싱까지 솔솔솔!
정말 맛있었다!!!
아내도 그걸 느낄 수 있었나보다.
먹는 내내 내가 웃고 있었다고 한다.
이거 먹으면 절대 밖에서 사먹는거 못 먹을거라고 했는데....
또 해줄거지 여봉...? ㅎㅎㅎ
김장김치 제대로 먹는 법, 바로 사랑스런 아내와 하트 뿅뿅 날리며 먹는게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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