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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 이겨내기] Epidural block 시술 후 한 달 동안 상태

vegandent 2014. 1. 9. 12:01

나를 쭉 괴롭혔던 허리디스크 증상은 허리부터 시작하여 왼쪽 엉치, 허벅지 뒤,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통증이었다. 오른쪽은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 왼쪽 중에서도 허리에서 허벅지 뒤까지 내려오는 증상이 가장 심했고 걸어서 10분도 되지 않는 거리를 두서너 번 쉬었다가 가야 했다.

2011년 6월 9일에 epidural block 시술을 받고 충분히 쉬면서 허리 강화 운동으로 몸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다음날부터 어김없이 8시 반에 학교에 나가 6시에 끝나는 생활로 돌아왔다. Epidural block 시술을 받은 다음 날 기분 탓인지 통증은 오히려 더 심한 것 같았다. 위약효과 같은 심리적 마법마저 허락하지 않은 하늘이 야속했다.

그래도 한 달 동안 열심히 학교에 나갔다. 대신 발이 편해야겠다는 생각에 거금을 주고 락포트라는 회사의 괜찮은 구두를 샀다. 힘들다는 1주일 외과 키핑을 속으로 끙끙 앓으며 열외 없이 마쳤고, 앱솔도 몇 번 보고, 통증 때문에 진땀을 뻘뻘 흘려 안경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사우나에 있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상태로 3시간 가량 진행된 임플란트 어시스트도 깡으로 버텼고, 보존과 소아치과 키핑만 빼면 동기들에 절대 뒤쳐지지 않는 점수를 땄다. 심지어 토요일에도 나왔으니 말이다. 다음 학년으로 진급을 하려면 어차피 견뎌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6~7월은 남들 하는 만큼 해보고 힘들다 싶으면 학교에 양해를 구해 볼 생각이라 무작정 쉴 수가 없었다.

물론 내 몸은 완전 망가졌다. MRI고 뭐고 볼 필요도 없이 악화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허리 찜질기로 매일 기숙사로 돌아와 찜질도 하고, 정형외과가서 물리치료도 받고, 가끔 수영장에 가서 가볍게 자유형과 배형 및 물속에서 걷기를 했으나 통증은 심해졌고 절뚝거리며 걷는 현상이 악화되었다. 내 허리디스크 상태가 이미 중증을 넘었기 때문에 큰 기대는 없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2011년 7월 18일에 한 번 더 epidural block 시술을 받으러 갔다.

병원에 도착하여 담당의를 만났다. 누워서 양쪽 다리를 쭉 펴고 한쪽씩 다리를 얼마나 올릴 수 있는지 검사하는 것이 있는데, 6월에는 약 40도 정도 올라갔으나 이번에는 그 절반인 20도 정도에서 소리를 질렀다.

"흠...많이 심해졌는데요."

"네"

"저번에 주사 맞으니 좀 어땠어요?"

"다음 날은 오히려 조금 더 아팠고 사실 효과를 잘 모르겠어요. 못 쉬고 계속 학교에 나갔거든요. 수술 적응증인가요...?"

"다리에 마비가 오거나, 배변에 장애가 오면 바로 수술을 하는 것이 맞기는 한데... 환자분은 아직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그렇지는 않은데 통증이 많이 심하지요? 보존적인 치료를 받고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심해지면 수술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럼 한 번 더 그때 맞은 허리 주사 맞아 볼게요.."

"한 달 조금 넘었네요? 알겠습니다. 그럼 응급실 가서 잠깐 누워 계세요~"


그리하여 두 번째 epidural block 시술을 받았다. 이번에는 통증 부위를 따라 무엇인가 흘러가는 느낌이 처음보다는 제대로 왔다. 그래서일까? 이번에는 통증이 제법 가라앉은 느낌이었다. 허나 그 효과가 계속 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Epidural block을 많게는 세 번까지는 시도할 수 있겠지만 별 차도가 없다면 수술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말씀에 이번에는 꼭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내 목을 조금씩 조르기 시작했다.

2011.06.09 허리디스크 진단 받음 & Epidural block - 진주의료원
2011.07.18 Epidural block - 진주의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