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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 이겨내기] 보존적인 치료 + 휴식 vs 허리디스크 수술 고민

vegandent 2014. 1. 9. 15:35
학교를 두 달간 다니며 몸상태를 지켜봤고, 여러 전문의들의 소견도 들어봤고, 수술 경험이 있는 사람과 수술 받지 않고 자연적으로 좋아진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 보았다. 지인뿐만 아니라 인터넷 카페에 사람들이 올린 경험담도 참고했다. 나름대로 척추전문 병원 홈페이지에서 관련 정보도 수집하고, tv에 방영된 허리디스크 관련 프로그램도 시청하였다. 그리고 몇 가지 원칙을 세우니 내가 할 것이 조금씩 보였다. 원칙은 다음과 같았다.

1. 허리디스크 수술은 응급상황을 제외하고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하자.

2. 비수술 치료 방법을 적극 시도하자. 가만히 누워만 있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3. 충분한 휴식을 취하자. 학교에 계속 다닐 수 있으면 정말 좋지만, 휴학이 불가피하다면 선택하자.

4. 의학적인 방법을 선택하자. 민간요법이나 근거를 알 수 없는 방법은 아웃!

5. 위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도 상태가 계속 악화된다면(1년 이상) 더 지체하지 말고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자. 단, 경험이 많은 최고의 의사를 선택하자.

이렇게 정리를 하니 당장 해야할 것이 눈에 보였다. 먼저, 8월 한 달만이라도 학교를 쉬고 보존적인 치료를 받으며 상태를 지켜보는 것. 일단 교수님과 상담을 통해 내 상태와 계획을 말씀드렸다. 하지만 쉬는 건 자유지만 출석에 관해서는 예외를 둘 수 없으니 알아서 조절하라는 답을 들었다. 휴학 없이 다니고 싶은 마음에 학교 과정을 열심히 따르는 과정에서 상태가 많이 악화되었는데, 기운 빠지고 서운한 답변에 가슴에 상처만 하나 더 생겼다. 아프면 본인만 손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6~7월에 아픈거 티 안내고 꾹꾹 힘들게 참고 휴게실에 도착하여 철퍼덕 쓰러지길 반복하며 겨우 버텼는데, 일이 이렇게 돌아가는 것을 보니 누가 장하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본인만 손해인데 왜 그랬나 허탈했다.

다행이 일주일의 공식적인 휴가가 있었지만, 만약 훗날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고 쉬어야 하는 상황이 생겼는데 8월에 이미 허용된 결석 일수를 다 써버리면 자동으로 유급되기 때문에 무작정 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내부적으로 조정하여 스케쥴은 다 뺐지만, 절뚝거리며 이를 악물고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학교에 나와 출석만 하고 돌아가는 생활을 반복했다. 본격적인 치료를 받으러 봐두었던 척추전문 병원으로 떠나지도 못하고 광주에 발이 묶여 있으니 이건 뭐하는건가 싶었다.

10분 거리도 쉬지 않고 걷는 것은 꿈 같은 이야기였다. 중간에 몇 번이나 붙잡을 수 있는 것에 기대어 한참 쉬어야 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비정상적인 것이었고 검색 끝에 광주새우리병원이라는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가 무엇인지 상담받고 당장 그것을 따르기로 결심했다.

이대로 학교와 건강 둘 모두를 포기할 순 없었다. 두 마리 토끼를 꼭 다 잡고 싶었다. 어떻게 참으며 버텨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