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이겨내기] 광주새우리병원과 인연을 맺다 - 신경성형술 Part I

이전 글에서 언급했듯이 전문가에 의한 적극적인 보존치료를 받기 위해 광주새우리병원을 찾았다. 지인이 있었다면 괜찮은 병원을 추천받았겠지만 인터넷 검색만이 나의 유일한 방법이었다. 병원 홈페이지에 '외과적 척추수술 전국 4위/호남권 1위'라는 광고를 보니 경험도 많은 것 같고 광주에 있으면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으로 보였다.
 
오전에 광주새우리병원에 도착했는데 조금 놀랐다. 일찍부터 주차장이 만차라서 조금 떨어진 제2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다시 돌아와야 했기 때문이다. 역시 대기실에는 이미 많은 환자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30대인 내 연령대는 거의 볼 수 없었다. 기분이 묘했다. 서둘러 접수하고 약 두 달 전에 찍은 MRI CD도 잊지 않고 제출했다. 비용이 만만치 않으니 아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아끼자는 차원에서...(하지만 두 달간 그렇게 악화될 수 있었는지 당시에는 몰랐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때 새로 찍는 것이 옳았다.)

직원들이 대부분 친절했는데 직원 교육 덕인지, '칭찬합시다'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환자 입장에서 기분은 좋았다. 기다리는 동안 벽에 붙은 신문 기사와 척추 관련 정보를 읽다가 내 이름이 불리자 원장실로 들어갔다. 예상했던 대로였다. 원장님은 MRI를 보시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상당히 심각하다고 했다. 이젠 '상당히'라는 수식어가 식상했고 대략적인 수치로 말해주면 좋겠다 싶었다. "정상은 0, 꼭 수술해야 하는 응급상황은 10이라면 당신은 몇 점입니다."하고 말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상당히 안 좋다는데, 언어라는 것이 화자와 청자가 의미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상당한 차이가 있지 않은가. 하여간 수술은 최대한 보류하고 싶다고 했더니 2층 통증의학과로 안내받았다. 90% 이상이 수술을 받지 않고도 나을 수 있다고 한쪽 벽에 크게 적힌 문구를 보며 희망과 의심을 품은 채 또 다른 원장을 만났다.

말투는 차분하고 약간 느린 편에 속했지만 수술이 아닌 방법 중 내가 택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종류는 하나였는데 바로 '신경성형술'이라는 것이었다.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면 눌리는 것 때문에 통증의 약 20%가 발생하고 나머지는 그 부위에 생긴 염증이 통증의 주원인이라고 했는데, 꼬리뼈를 통해 특수관(카데타)을 넣어 아픈 부위로 접근하여 약물을 투여하여 염증을 가라앉히는 시술이라고 했다. 국소마취에 시술 시간도 길지 않고 수술에 비해 비용도 저렴하면서 퇴원도 다음날 할 수 있고 수술을 하기 전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두 번이나 세 번까지 시도해보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수술을 선택하면 된다는 말이 내 계획과 대략 비슷하게 들렸다.

'수술 전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다...'

당장 오후에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수 있다고 했다. 다행히 우리학교 교수님을 알고 계셨고 이런 곳에서 설마 내 주머니에서 돈만 빼내려는 속셈일까 싶었기 때문에 시술받는 쪽으로 마음이 많이 갔지만, 일단 다음날로 약속을 잡았다. 그래도 부모님께는 말씀드려야겠다 싶었고, 신경성형술이라는 것에 대해 스스로 알아보면 마음이 더 편할 것 같았다. 대기실로 나와 예약을 잡는데 실비보험 가입 여부를 물어보기에 불확실하니 내일 알려 드린다고 하고 기숙사로 돌아와 신경성형술에 관해 검색을 했다.

시술받고 통증이 사라졌다는 긍정적인 글도 봤고,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이 비보험 시술은 단지 척추병원의 배만 불리는 것이라는 나에게는 다소 절망적인 글도 봤다. 혼란스러웠다. 어쩌지...이걸 해? 말아? 아무리 궁리를 해도 내게 달리 선택권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래서 결정했다. 다음날 광주새우리병원의 신경성형술에 모험을 걸어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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