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 ::/허리디스크

[허리디스크 이겨내기] 대전우리병원에서 받은 허리디스크 수술 Part III

vegandent 2014. 1. 9. 20:59
부제: 수술 후, 그리고 퇴원

밤에 푹 잘 수 있을 거란 나의 기대는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통증이 아니라 소변이 마려워 깼다는 점. 아직 스스로 허리보호대를 착용할 수 없어서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야 했는데, 도저히 아버지를 깨우기 죄송스러워 다시 잠을 청했다. 꼼짝하지 않고 같은 자세로만 계속 누워 있어서 그런지 양쪽 발꿈치가 찌릿찌릿하고 따끔따끔했다. 다시 잠들기까지 계속 신경은 쓰였지만 크게 염려하지 않았다.

결국 방광이 터질 것 같은 느낌에 새벽 5시에 아버지를 깨웠다. 아버지께서는 간호사를 데리고 오셨고, 두 번이나 착용법을 배우셨는데 나는 믿음이 가지 않았다.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 싶었다. -_-;; 화장실에서 저녁에 색깔이 특이했던 첫 소변 때문에 주의 깊게 색을 관찰했는데 이번에는 정상이었다.

다시 침대에 누웠으나 잠이 오질 않았다. 무통 기계음은 반복적으로 드르르르르..드르르르르 거렸다. 새삼 무통이라는 게 참 고마운 존재라고 생각했다.

날이 밝았고 오전에 박철웅 원장님이 회진을 도셨는데 나보고 허리보호대 없이 한 번 일어나보라고 하셔서 깜짝 놀랐다. 누구보다 잘 알고 말씀하셨겠지만, 혹여나 하는 마음에 새벽 내내 시체처럼 가만히 누워 있던 나는 살짝 망설여졌다.

"겁먹지 말고 일어나보세요~"

그래. 난 겁을 먹고 있었다. 이번에도 아프면 난 어떡해야 하나? 최악의 상황이 걱정되었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몸을 서서히 옆으로 굴려 침대 모서리에 걸치고 발부터 바닥에 딛고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아! 허벅지에 통증이 없다...엉치도 괜찮다!'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정말 기뻤다!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때의 감동은...

서서히 움직여 보라는 말에 거의 제자리에서 뒤뚱거리는 수준으로 움직였지만 하여간 나를 3개월가량 허리, 왼쪽 엉치, 허벅지, 종아리, 발을 괴롭힌 통증이 말끔히 사라지니 꿈만 같았다. 딱히 불편한 건 아까 말했던 발꿈치 정도였다. 오전에 9층에 내려가서 MRI를 찍었고, 결과가 나오자 수술이 깔끔하게 되었다는 설명을 들었다. 게다가 원하면 오늘 퇴원해도 좋다고 했다. 신경성형술 했을 때도 다음 날 퇴원했는데, 이건 수술인데도 다음 날 퇴원이 가능하다니 놀라웠다. 혹시나 싶어 조금 더 안정을 취하고 퇴원할까도 싶었는데, 1인실 병실이 15만 원을 아껴 구급차 불러서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퇴원 시 환자수첩이라는 것을 받았는데 실밥은 언제 제거하고, 샤워는 언제부터 가능하며, 기타 주의사항이나 내가 받은 시술, 허리근력강화운동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담겨 있었다. 나에게 배정된 전문간호사의 명함도 받아서 필요할 때 즉시 연락할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중간에 단 한 번도 깨지 않고 깊은 잠이 들었다. 살 맛이 났다.

2011.06.09 허리디스크 진단받음 & Epidural block - 진주의료원
2011.07.18 Epidural block - 진주의료원
2011.07.25 대학교수와 면담 - 경상대학교병원 척추클리닉
2011.08.01 신경성형술 상담 - 광주새우리병원
2011.08.02 신경성형술 시술 및 입원 - 광주새우리병원
2011.08.03 퇴원 - 광주새우리병원
2011.08.06 재입원 - 광주새우리병원
2011.08.11 퇴원 - 광주새우리병원
2011.08.11 입원, 요추 5번 - 천추 1번 허리디스크 수술 (내시경 고주파 디스크 제거술, i-PERA) - 대전우리병원
2011.08.12 퇴원 - 대전우리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