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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 이겨내기]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허리디스크 수술

vegandent 2014. 1. 14. 11:59

대전우리병원에서 FIMS 수술을 받은 후 조심스럽게 내 몸의 상태를 관찰했는데, 결국 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2011년 i-PERA를 받게 된 계기도 왼쪽 발가락이 마비로 인해 벌어지지가 않아서였는데, 이번에도 같은 증상이 생겼다. 뿐만 아니라 발에 힘이 빠져 왼쪽 발로는 까치발로 서는 것이 불가능했다. 증상이 애매했다면 수술을 할지 말지 고민이 되었을텐데, 눈에 확연히 보이는 적응증이 나타나니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했다. 고민할 필요조차 없어졌으니 말이다.

그리하여 진단서를 손에 들고 직장에 가서 병가를 신청했다.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니 복지가 잘되어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감정은 들었지만 만약 개인병원에 있었다면 병가는 커녕 조용히 일을 그만두거나 무급으로 쉬었어야 할테니 말이다. 동료들은 수술 잘되길 빈다고 행운을 빌어줬고, 교수님께 인사드리고 돌아왔다.

월요일 오전에 진료예약이 되어 있었는데 혹시 응급으로 입원해야 할 가능성이 발생할 수도 있겠다 싶어 전날 대전으로 향했고, 친한 형네에서 하루 신세를 졌다. 수술 받아야 하는 몸이니 컨디션 잘 유지해야 한다며 본인의 침대까지 내어준 형이 얼마나 고맙고 미안하던지...형 덕분에 저녁에 맛난 것도 먹고 푹 쉬고 다음날 병원까지 태워줘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대전우리병원에 도착했다.

해프닝 #1
광주역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최신 스마트 폰을 주웠는데, 주인 찾아주느라 기차표를 늦게 구입하는 바람에 좌석이 매진이라 입석으로 가야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직접 주인에게 전달해주려다 시간이 애매했고 마침 분실물센터가 있어서 거기에 폰을 맡기고 폰주인 친구에게 연락하여 찾아가라고 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늦어져 기차 출발 시간이 3:00인데 2:56분에 발권했다. 설상가상으로 플랫폼이 바로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계단으로 지하로를 통해 건너편으로 가야 하는 상황! 기차는 떠난다고 안내방송이 나왔고 가뜩이나 발에 힘이 안 들어갔는데 절룩거리며 악을 쓰고 달려 겨우 기차에 올라탔다.

철없는 아이처럼 '착한 일 하나 했으니 제발 수술 잘되게 해주세요...' 하고 속으로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