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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 이겨내기] 미세현미경 수술 후 근황

vegandent 2014. 10. 9. 03:59

2014년 1월에 요추5번-천추1번 미세현미경 수술을 받았으니 이제 거의 9개월이 흘렀다. 수술 후 예후가 좋았다면 일상에 치여 정신없이 사느라 글을 쓸 엄두도 못 냈을텐데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현실이 속상하다.

 

 

 

당시 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가 새끼 발가락 마비 현상 및 까치발이 되지 않을 정도로 발에 힘이 빠진 것 때문이었는데, 수술 후 발가락 마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돌아왔으나 까치발로 설 수 없는 것은 여전하다. 정기적으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수술 후 충분한 회복 기간을 갖지 못하고 복귀를 하여 고강도 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고 재수술 시기도 조금 놓쳤던 것이 현재 예후불량의 원인이 아닌가 싶어 지금은 두고두고 후회가 된다.

 

'수술을 좀 더 서두를걸.'

 

'수술 후 6개월이든 1년이든 차라리 재활에 올인하고 복귀할 걸.'

 

 

시간이 지나도 몸이 완치되지 않아 불편한 점도 문제였지만 전공의라는 특성상 거쳐야 하는 혹독한 수련 생활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굉장히 버거웠는데 아픈것을 억지로 참고 더 견뎌보려고 하다가는 디스크가 또 재발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솔직히 무서웠다. 디스크가 처음 터졌을  때도 그랬고 작년에도 그랬지만 지금껏 고생한 것이 아까워 조금만 더 버텨보자고 하다가 디스크가 두 번이나 터진 것이었기 때문에 이제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내 상태를 평가해야 했다.

 

그래서 결국 병가라는 카드를 쓰게 되었다. 내가 없음으로 인해 직장 동료들이 감당하게 될 업무량을 잘 알기에 너무나 미안했지만 다시 쓰러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나만 바라보고 있는 우리 가족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위험을 감당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수련 기간을 통틀어 내게 허용된 기간은 3개월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몸을 추스리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지만, 극단적으로 수련 중단까지 고민했던 상황에서 3개월이라는 시간은 정말 소중하고 감사히 생각한다.

 

벌써 3주가 넘는 시간이 흘렀다. 조선대학교 신경외과 신호 교수, 광주새우리병원, 대전우리병원 박철웅 원장, 진주고려병원 신경외과 김상현 과장, 김영수병원 김영수 원장, 서울척병원 김동현 대표원장 등 내 상태에 대한 의사들의 견해는 희망적인 것과 절망적인 것이 반반이었는데 솔직히 아무도 모르는 노릇이니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매일 꾸준하게 몸을 관리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며 마음을 추스려본다.

 

요가, 헬스 PT, 재활운동, 한방치료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으니 뭐가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좋아지겠지...